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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기고문] 동네의 부활 / 매일경제

연구조교
2021-02-26
조회수 604

(2021년 2월 26일)



웰컴 투 투모로(Welcome to Tomorrow), 20여 년 전 두바이가 한창 개발을 시작할 때 두바이공항에 호기롭게 걸려 있던 문구다. 사막 한복판에 실내스키장을 만들고, 아라비안나이트에 나오는 궁전 같은 호텔을 지을 때였다. 저 신기루가 얼마나 갈까 하는 의문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허우대만 과장된 두바이를 우리가 가야 할 미래 도시로 보기는 어렵다. 디즈니랜드의 도시 버전이면 모를까.

도시는 사람 사는 곳이니 사람을 알아야 그 도시의 미래가 보인다. 인구 구조를 깊이 들여다봐야 하는 이유다. 1·2인 가구가 절반이 넘고, 시민 60%가 아파트에 살고 있으며, 70세 이상이 10%를 넘어선 곳이 우리 도시다. Z세대(1990년대 중반 이후 출생)는 혼자 노는 데 익숙하며, 옆 사람과도 카톡으로 소통한다. 초등학생일 때 아이폰이 출시되었던, 아파트가 고향인 Z세대가 20년 후 사회의 주역이 된다.

그들 부모 세대는 농촌에서 자랐거나 골목 가득한 동네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기에 전원생활을 동경한다. 부모 세대에게 콘크리트 아파트는 편리하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일 뿐이었다. 그러나 아파트에서 자란 Z세대는 다르다. Z세대는 전원에서 살기보단 캠핑 정도로 만족한다. 교외 신도시를 선호할 이유도 없다. 지구상 대부분 신도시는 대개 4~5인 가구를 위해 지었다. 가장이 기나긴 통근을 감수하면서 나머지 기족은 좋은 공기 마시며 사는 집, 많은 나라의 드림하우스다. 조만간 1인 가구가 50%에 육박하면 가족 지향 드림하우스는 옛날이야기가 된다.

코로나19 이후에 킥보드와 자전거 사용량이 서울에서만 20% 이상 늘었다. 대중교통을 덜 타기도 하지만 근거리 교통이 늘었고, 사람들이 동네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24시간 돌아가던 대도시가 코로나19로 강요된 휴식을 맞은 사이 사람들은 동네 놀이터에서, 동네 공원에서 시간을 보내기 시작했다. 그동안 잊고 지낸 동네의 재발견이다. 정신없고 지쳐가던 삶에서 코로나19가 가져다준 (웃프지만) 저녁 있는 삶의 발견이다. 하루에 수십 ㎞씩 이동하던 고단한 삶에서의 동네는 스쳐 지나가던 곳, 집은 잠자는 곳이었다.

그런데 쳐다볼 겨를도 없던 동네가 이제는 눈에 들어온다. 이럴 때 기본 급여 못지않게 중요한 게 기본 인프라인 공간복지시설이다. 도서관, 보육시설, 체육공간, 경로당 등. 하지만 이런 공간복지시설이 부족한 동네가 아직도 많다.

코로나19 이후에도 사람들은 재택근무나 영상회의뿐 아니라 동네의 삶도 포기하지 못할 것이다. 동네에 공간복지를 도입해야 되는 이유다. 물론 도시 구조도 달라져야 할 것 같다. 각자 다른 동네의 합(合)으로서 도시, 동네의 부활이 느껴진다.

[김세용 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 


매일경제 2021.02.26

February 26, 2021

*관련링크 : https://www.mk.co.kr/opinion/contributors/view/2021/02/189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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