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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기고문] 왜초고층아파트냐고? / 주간경향

연구조교
2013-02-26
조회수 647

(주간경향 6월 26일)

‘부의 상징’ 인식 갈수록 인기… 매매가도 ‘하늘 높은 줄 모른다’

최근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특히 경부고속도로 변이기도 한 분당선 정자역 근처에 가면 엄청난 높이로 위압감을 주는 빌딩들이 줄지어 서 있다. 파크뷰, 현대아이파크분당, 동양파라곤 등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모두 30층이 넘는 초고층 아파트다. 유독 정자동 일대에는 이런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들이 몰려 있다. 타워팰리스, 아크로빌 등이 위용을 자랑하는 서울 강남구 도곡동 주상복합단지를 능가한다.

타워팰리스 이후 건설경쟁 불붙어


초고층 아파트인 파크뷰는 최근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다. 판교 후광 효과로 값이 뛰기 시작한 대표적 아파트이기 때문. 게다가 ‘분당의 타워팰리스’로서 랜드마크(이정표) 역할을 하고 있는 점도 작용했다. 실제로 파크뷰의 가장 작은 평수인 33평형(전용면적 25.7평)의 실거래 가격은 8억 원. 판교신도시 아파트 분양이 올해 6월로 정해지면서 연초에 1억 원 가량 뛰었다. 그런데 판교가 오는 11월 일괄분양으로 늦춰지면서 또 다시 1억 원이 올랐다. 올해 들어서만 2억 원이나 오른 것이다. 그런데 이 오름세가 꺾일 줄 모른다. 현지 중개업자들은 연말에는 10억 원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0억 원이 된다면 중형아파트이면서도 가격이 평당 3000만 원이 넘게 된다. 이는 강남 아파트 가격보다 많게는 2억 원이나 비싸다. 이같은 가격은 강북의 웬만한 곳에선 같은 평형 2채를, 일산에선 3채를 구입할 수 있는 돈이다. 현대아이파크분당, 동양파라곤 등 주변의 초고층 아파트도 같은 평수가 7억원을 웃돌아 파크뷰 못지않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부동산 전문가들은 분당 정자동 일대의 초고층 아파트가 분당 아파트 가격을 견인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초고층 아파트는 일반적으로 30층이 넘는 아파트를 말한다. 과거에는 보통 16층 이상을 초고층이라 불렀다. 국내 소방서의 고층용 특수소방차의 사다리 길이는 46~50m로 화재진압과 인명구조가 15층 높이까지만 가능하기 때문에 이를 기준으로 삼은 것이다. 그래서 16층 이상은 스프링클러를 의무화했다. 이는 현재도 유효한 규정이다.

초고층 아파트의 효시는 1999년부터 대우건설이 짓기 시작한 서울 여의도 대우 트럼프월드다. 트럼프월드는 41층으로 건설됐다. 이후 삼성건설, 현대건설 등이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 건설에 불을 당겼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국내 초고층 아파트의 상징은 삼성물산이 건설한 타워팰리스다. 66층으로 건설된 타워팰리스 1차의 35평형은 가격이 10억원을 넘는다. 분당의 파크뷰가 아직까지는 타워팰리스의 적수가 되지 못하는 것이다. 이밖에 현대건설이 서울 양천구 목동에 지은 지상 69층짜리 하이페리온, 여의도 금호리첸시아, 잠실 갤러리아팰리스 등도 40층 이상 초고층 아파트다. 모두 30평형대가 7억 원대인 초고가 아파트다. 또 30~50층인 삼성동 아이파크는 55평이 22억 원 가량으로 평당 4000만 원이다. 특히 삼성동 아이파크 104평형은 지난 5월 2일 고시된 국세청 공시지가에서 빌라형 아파트를 뺀 일반 아파트 부문의 최고가 아파트에 올랐다.

2002년 타워팰리스가 건설된 이후 부유층에서는 초고층 주거공간에 대한 관심이 급속히 커졌다. 같은 아파트 동에서도 갈수록 고층을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해졌고 중간층과 고층 아파트 간 시세 역전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최상층은 단열성이 떨어져 냉·난방 등에 적합하지 않고 상수도·엘리베이터 등도 중간층에 비해 열악하다는 생각이 우세했다.

그러나 이제는 완전히 바뀌었다. 조망권 때문이다. 최근 2∼3년 사이 조망권이 크게 부각되면서 최상층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다. 초고층 아파트나 조망권이 좋은 아파트일수록 ‘로열층=고층’이라는 공식이 자리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국내 건설업체는 아파트 고층 경쟁을 벌여왔다. 지난해 4월까지 국내 최고층은 현대건설이 시공한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하이페리온(69층·256m)이었으나, 삼성물산에서 완공한 타워팰리스 3차(69층·262m)에 1등 자리를 내줬다. 층수는 같은데, 타워팰리스 3차가 더 높게 지었다. 최고층을 선점하려는 업체들간의 경쟁심리가 작용한 것이다. 이러한 흐름은 부산지역까지 미쳐 지난해부터 해운대구 센텀파크 1차(51층)를 비롯해 SK허브스카이(49층), 해운대 아델리스(47층), 두산위브 포세이돈(47층), 벽산 아스타(52층), 대우 트럼프월드 마린(41층), 해운대 하이페리온(41층), 반도스카이뷰(40층) 등 8곳이 건립 중이다.

조망권 중시 풍조 ‘더 높이, 더 높이’

이렇게 고층선호 현상은 주로 조망권 확보에 따른 것이지만 초고층 아파트나 고층 아파트에 고급 자재 등으로 높은 값을 받는 건설업계 추세와도 관련이 있다. 한마디로 부유층을 겨냥한 호화상품이란 얘기다. 1990년대 말까지 초고층 아파트는 풍수지리적으로 좋지 않고 지맥과 떨어져 있어 건강에 좋지 않다는 속설 때문에 건설업체들은 오히려 초고층을 기피했다. 하지만 타워팰리스 등의 성공으로 초고층 아파트가 부의 상징으로 인식되면서 높은 분양가에도 인기를 끌자 너도나도 이에 ‘올인’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초고층 아파트는 주상복합이 대부분이다. 스카이라인을 감안해야 하는데다 건물 내 모든 시설을 통합하는 것이 용적률·건폐율 등 여러 가지 면에서 효율적이기 때문. 그러다보니 건물 내에서 모든 서비스가 이뤄진다. 예컨대 수영장, 헬스클럽, 골프연습장 등이 건물 내에 있다. 물론 입주자들만 이용할 수 있다. 관리비에 이용료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건물 내에 입장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예컨대 자장면을 배달하려면 주차장 입구, 본관 현관, 관리실, 집앞 현관 등 첩첩산중을 뚫고 들어가야 한다. 외부인에 대해 상당히 배타적이란 얘기다. ‘그들만의 섬’이란 지적이 나오는 것은 이런 이유다.

초고층 아파트의 특징은 이렇게 호화롭고, 특히 끼리끼리 모여 산다는 점이다. 그래서인지 정부의 잇따른 강력한 부동산 안정대책에도 타워팰리스 등의 매매가격은 하락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재산이 많은 최고 부유층이 살다보니 급전이 필요해서 급매물을 내놓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리고 이들은 ‘이너 써클(inner circle)’을 형성해서 서로 정보를 공유한다. 아파트 내의 사우나·헬스·골프장 등에서 만나 얼마 이하로는 팔지 말자고 담합을 한다. 워낙 자금력이 있다보니 정권 말기에 가면 세무정책이 바뀌고, 그때쯤 가서 팔면 되겠지 하고 기다린다는 얘기다. 당연히 낮은 가격에는 절대 팔지 않는다. 아파트 가격이 떨어질 수가 없는 것이다.

입주자끼리 커뮤니티 형성 가격 담합

이처럼 초고층 아파트는 호화롭고 배타적이란 이유로 한강변인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일대를 재건축하려던 초고층 아파트 사업은 정부에서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 이 사업은 압구정 재건축 2주구(약 30만 평)의 7개 단지 40개동(3074가구)의 아파트를 하나의 단지로 묶어 30∼60층짜리 23개 동으로 건축하는 것이다. 호화로운 설계계획 등이 여론 악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들 초고층 아파트가 아파트 가격 상승을 견인할 것이라는 예측도 건축 불허의 한 이유다.

이에 대해 건국대 김세용 교수(건축학·경실련 도시개혁센터 도시문화위원장)는 “초고층 아파트가 공공재로 볼 수 있는 도시경관에 대한 조망을 독점하는 것은 문제”라며 정부의 방침에 환영을 표했다. 김 교수는 압구정 재건축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도 초고층 아파트의 건설을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재건축을 추진한 강남구청의 권문용 구청장은 “호화아파트와 부동산 투기로 본질을 왜곡하고 있다”면서 “먼저 강북의 재개발 사업에 적용하자”고 제의했다. 초고층 아파트를 다른 곳에 먼저 지어 특권층을 위한 아파트라는 것을 희석시키겠다는 복안이다. 게다가 강북 지역에도 초고층 아파트를 짓게 되면 공급이 늘어나 투기도 사라질 것이란 생각이다.

▲건폐율

건폐율이란 전체 대지면적에서 건축면적이 차지하는 비율. 여기서 건축면적은 땅과 맞닿아 있는 1층 면적이다. 예컨대 대지 면적이 1000평인 곳에 건물이 차지하고 있는 면적이 100평이면 건폐율은 10%가 된다. 건축법 등에 따르면 건폐율은 녹지·자연녹지·생산녹지지역의 경우 20% 미만, 주거전용지역은 50% 미만, 주거·준공업·공업·전용공업지역은 60% 미만, 준주거·상업지역은 70% 미만이다. 압구정재건축의 경우 초고층으로 지어 건폐율을 낮춘 뒤 나머지 공간은 녹지로 활용할 계획이다.

▲용적률

용적률이란 전체 대지면적에서 건물 각층의 면적을 합한 연면적인 차지하는 비율. 여기서 연면적은 지하면적을 제외한 지상면적의 합계다. 예를 들어 1000평의 땅에 지하 1~10층 300평, 지상 1~40층 50평 등의 건물이 있다면 용적률은 지하면적(3000평)을 제외한 지상면적(2000평)에서 대지면적을 나눈 뒤 100을 곱한 200%가 된다. 용적률을 규정한 목적은 건물을 높게 지어 대지 내에 보다 많은 공지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한마디로 용적률이 올라갈수록 건축밀도가 높아진다.


*관련링크: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14&oid=033&aid=0000006649

February 26,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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